안녕하세요. 게임 좋아하는 아저씨 겜저씨입니다.
고전 게임에 대해 소개하면서 갑자기 땡겨서 HOMM3를 주말내내
달리다 왔네요....역시 악마의 게임답게 시간이 녹아 있더군요.
오늘 소개해드릴 게임도 시간 녹이는데 탁월한 게임입니다.
바로 KOEI의 명작 삼국지! 그중에서도 영걸전을 다뤄보겠습니다!

1. 전설의 시작, "띠링!" 1599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우리는 습관적으로 마우스 커서를 유비의 초상화
위로 가져갔죠. 정확히는 유비의 코와 귀 사이 그 어딘가를 향해서.
(이미지: 유비 초상화 코 클릭하는 장면)
다들 기억하실 거다. 마우스 왼쪽 버튼을 미친 듯이 연타하다 보면
들려오던 그 경쾌한 소리. "띠링!"
이 소리와 함께 유비의 레벨은 99가 되고 금은 10,000이 되죠.
솔직히 고백하건대, 당시에 이 '1599 치트키' 없이 순수 실력으로
엔딩을 본 친구가 몇이나 있었을까요 ㅋㅋ 어린 마음에 빨리 깨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사실 이 게임의 난이도가 어린 제가
감당하기엔 너무 가혹했었죠.
그리고 충격적이게도 제가 포스팅을 위해 다시 찾아보니
유비의 코가 아니라 그냥 초상화만 클릭하면 되는 거였더군요 ㅋㅋ
2. 통곡의 벽, 장판파의 악몽
영걸전이 명작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와 SRPG로서의
완벽한 밸런스 때문이지만, 동시에 플레이어에게 깊은 절망감을
안겨준 몇몇 스테이지의 난이도로도 유명하지요.
그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장판파 전투'.
조조의 대군은 물밀듯이 밀려오는데, 내가 지켜야 할 피난민(백성)들은
한 턴에 겨우 한 칸씩 움직인다.
보고 있으면 속이 터지다 못해 문드러질 지경.
조운(자룡) 하나를 다리 위에 세워두고 "제발 피해라, 제발 막아라!"를
기도하듯 외쳤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엔 리트라이 기능도 변변치 않아서,
백성이 한 명이라도 죽으면 눈물을 머금고 로드(Load)를 해야 했던
그 살떨리는 긴장감.
그때 느꼈던 스트레스는 지금의 '소울류' 게임 저리 가라 할 수준이였죠.
3. 역사를 내 손으로 바꾸는 카타르시스
연의(역사)대로라면 관우는 맥성에서 죽고, 장비는 암살당하며,
유비는 이릉대전 후 쓸쓸히 죽어야 하지만 영걸전은 달랐죠
플레이어의 노력(이라 쓰고 노가다라 읽는다) 여하에 따라
관우와 장비를 모두 살릴 수 있었고, 도원결의를 맺은 삼형제가 나란히
천하통일을 이루는 진 엔딩을 볼 수 있었지요
어린 시절 소설 삼국지를 읽으며 "아, 여기서 관우가 안 죽었다면..." 하고
상상했던 그 아쉬움을 게임이 완벽하게 긁어주었을 때의 쾌감.
이것이야말로 영걸전이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이 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야 대부분의 게임이 멀티엔딩이 존재하지만 이 당시에는
멀티 엔딩이 있는 게임이 많지 않았죠. 하물며 실존하는 역사를 다룬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4.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도트 감성
요즘 나오는 4K 해상도의 게임들은 눈이 즐겁지만,
가끔은 투박한 도트 그래픽이 그리울 때가 있지요.
영걸전 특유의 일기토 장면이나, 병과별로(기병, 보병, 궁병) 아기자기하게
표현된 유닛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물론 책략 걸려서 우리 편이 혼란에 빠지면 혈압이 오르지만...)
마치며...
<삼국지 영걸전>은 이후 <공명전>, <조조전>으로 이어지는
코에이 영걸전 시리즈의 위대한 첫발이었죠.
비록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그 살인적인 난이도와 느린 템포 때문에
망설여질 것 같지만, 가끔 유튜브로 BGM을 듣는 것만으로도
그 시절, 컴퓨터 앞을 지키던 어렸던 저로 돌아간 기분이 들지요
이번 주말, 오랜만에 도스박스(DOSBox)를 켜고 유비의 코를
한번 클릭해 보는 건 어떨까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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